1. 작가 소개
현진건(玄鎭健)은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 시대에 활동한 대표적인 리얼리즘 문학 작가입니다. 『빈처』, 『B사감과 러브레터』, 『술 권하는 사회』 등에서 볼 수 있듯, 그는 도시 서민의 삶과 당대 사회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했습니다. 특히 『운수 좋은 날』은 민중의 고단한 삶과 체념을 짧은 단편 속에 압축적으로 담아낸 대표작으로, 지금도 교과서에 실릴 만큼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2. 줄거리 상세 요약
2-1. 비 오는 아침, 병든 아내를 두고 출근하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 인력거꾼 김첨지는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전날부터 병세가 악화된 아내는 기침을 심하게 하며 외출을 말리지만, 김첨지는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막막하다는 이유로 출근을 강행한다.
아내는 얼굴이 창백하고 숨소리도 거칠다. 김첨지는 아내의 상태를 알면서도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을 남기고 거리로 나선다. 당시엔 노동을 쉬는 날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당시엔 노동을 쉬는 날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비가 오는 날은 대체로 손님이 없어 더 막막한 날이었다.
2-2. 예상 밖의 행운 – 아침부터 손님이 이어지다
평소 같으면 비 오는 날엔 손님이 줄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거리로 나서자 곧 첫 손님이 붙는다. 전차를 놓친 신사였다. 이후에도 백화점 앞에서 우산을 든 젊은 여성, 병원에서 나오는 중년 부인, 한성은행 쪽으로 향하는 남성까지 손님이 이어진다.
김첨지는 짧은 시간 안에 연속으로 여러 번 손님을 태우고 내린다. 인력거를 끌며 땀과 비에 흠뻑 젖지만, 불평하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엔 단 하나, “오늘만큼은 제대로 벌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2-3. 점심시간에도 쉬지 않고 계속 달리다
점심시간이 되어도 김첨지는 인력거에서 내리지 않는다. 밥을 사먹을 시간이 아깝고, 혹시라도 손님이 생기면 놓칠까 싶어 주변만 서성인다. 피로가 쌓이고 허기가 밀려오지만, 그는 이를 무시한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손님을 태우며 그는 집에 있는 아내를 떠올린다. 병든 아내에게 따뜻한 국이나 죽이라도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처럼 손님이 이어지는 날은 드물기 때문에 가능한 한 더 벌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2-4. 하루가 저물 무렵, 식사를 준비하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거리에 손님이 줄어들 무렵, 김첨지는 하루의 수입을 확인한다. 예상보다 돈이 많이 모였다. 그는 거리 근처 국밥집으로 향해 음식을 포장해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가 손에 든 것은 설렁탕 한 그릇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봉투를 들고 계단을 오르며, 아내가 국물 한 숟갈이라도 뜰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아내가 이를 먹으며 힘을 내줄 것이라 기대하며 계단을 오른다. 하루의 고된 노동 끝에 처음으로 안도감을 느낀다.
2-5.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비극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선 김첨지는 즉시 이상함을 느낀다. 실내는 조용하고, 병상에 누운 아내는 미동조차 없다. 다가가 확인해보니,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불은 반듯하게 덮여 있었고, 입술은 말라 있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음식 봉투를 놓지 못한 채 그대로 얼어붙는다. 방금 전까지 오늘 하루를 ‘운수 좋은 날’이라 여겼지만, 그 하루의 끝에서 마주한 건 죽음이었다.
3. 감상: 너무 생생해서, 너무 아파서
『운수 좋은 날』은 묘사력이 탁월합니다. 비가 오던 거리, 인력거를 끄는 남자의 거친 숨소리, 축축한 옷자락, 문 앞에서 멈칫하는 그의 발 – 모든 것이 너무나 생생하고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더 아픕니다. “오늘은 뭐 좀 먹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절실합니다. 그러나 그 마음은 현실의 벽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집니다. 우리가 제목을 처음 보며 상상했던 ‘운수 좋은 날’은 없었고, 남겨진 것은 아이러니한 눈물뿐입니다.
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3가지
- 『빈처』 – 현진건: 가난 속에서도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 『운수 좋은 날』과 마찬가지로 일상의 절망을 담담히 그려낸 수작입니다.
- 『감자』 – 김동인: 여성 캐릭터를 통해 가난이 인간성을 어떻게 훼손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 『날개』 – 이상: 도시의 고립된 인간 심리를 파고드는 실험적 단편. 『운수 좋은 날』의 리얼리즘과는 또 다른 방향의 내면 탐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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